평화이슈
북은 개성을 남은 금강산을 열자
이번호 평화이슈로는 오인동 선생이 뉴욕 <한민족화해포럼>에서 3·1절 기념강연으로 발표한 “이젠 통일 짓 좀 해봅시다.”라는 강연을 정리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오인동씨는 현재 로스앤젤레스 인공관절연구원 원장, 6.15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정전 이후의 남북관계의 역사를 짚어보며 오늘날 남과 북이 처하고 있는 현실을 제3자인 해외동포가 어떻게 볼 것이며 또 조국의 분단극복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평화운동가이다.(편집자 주)
북은 개성을, 남은 금강산을 열자
개성 선죽교를 관광하는 남측인사
1998년부터 10년 동안 남녘국민이 즐겨온 금강산관광을 남이 중단한지 3년 반이다. 이어 북이 개성관광을 닫은 지도 벌써 3년여이다. 남북을 넘나들던 통로가 동과 서에서 다 막혔다. 그래서 오늘날 남과 북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2008년 7월 새벽, 금강산에서 북측군사통제구역 800m 안으로 넘어 들어간 남녘 관광객이 피격되었다. 시신은 남측인원이 현지에서 확인, 인수 했고 북측은 같은 동포의 죽음에 유감을 표명했다. 남측은 사건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납득할만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북은 근무 중인 경계병의 정지명령과 공포탄 발사에도 불구하고 무단침입자가 도주하다 피살되었다고 했다. 남측은 기다렸다는 듯 관광사업을 중단시키고 진상규명을 위해 현지합동조사, 재발방지약속, 관광객 신변안전보장조치를 요구했다. 남측이 적이라고 명시한 북측군사통제구역 안에 무단 침입한 것부터도 잘못이었고, 정지명령에 응했더라면 피격되지도 않았을 터인데 사과하라니 적반하장 이라고 북은 맞섰다. 전 정부 10년의 남북관계가 유지 되었더라면 문제는 쉽게 해결 되었을 것이다. 제1, 2차 연평해전으로 더 큰 인명이 살상되었을 때도 관광사업의 중단 없이 협력교류는 발전했었다.
북은 남측 잘못으로 생긴 일을 놓고 적군이 북 군사지역에 들어와 조사하겠다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0년 195만 관광객방문에 한 번도 사고가 없었으니 재발방지는 북도 논의할 수 있고 신변보장조치가 따르게 될 것은 물론이다. 남북 사이에 진지한 회담만 열렸어도 해결될 문제였다. 그 뒤 관광업주인 현대의 현정은 회장과 고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에서 5대 사항에 합의했다. 그 중에 재발방지/신변안전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담보가 들어 있었다. 북은 이 보다 더한 보장은 없다지만 남에서는 민간기업과의 약속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또 받아 드리지 않았고 금강산사업은 중지된 채로 이다. 그러면 남은 왜 이러한 요구를 하며 갑작스럽게 관광사업을 중단시켰을까? 이명박 정부는 전 정부10년에 퍼주기로 잘못 길들여진 북의 못된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출범했다. 마침 김정일위원장 건강 이상설마저 있어서 미국과 더불어 경제적으로 압박하면 곧 붕괴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였다. 하여 금강산에서 북이 벌어들이는 돈줄을 끊으려 한 모양이다. 허나 북은 오히려 자신들이 하고 있던 개성관광을 보란 듯이 중단시켰다. 물론 금강산/개성관광 수입이 없어지는 것이 북에게는 손해지만 이런 것이 국가 간의 자존심이고 동족 간에는 어리석은 명분 싸움이다. 그 결과 현대는 사업장을 잃었고 사업에 참여했던 수많은 남녘의 소기업과 상인들은 실직내지 파산했다. 관광사업 중단 3년에 북은 중국기업과 사업을 하기 위해 남녘이 투자해 건설한 건물과 시설들을 몰수 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난 9월 남녘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남북경협기업실태조사'에 의하면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이후 2010년까지 남측은 약 28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남측에서 잃어버린 일자리도 2만개가 넘었다. 특히 금강산 접경인 강원도 지역경제가 입은 직접적 손실도 4천여만 달러에 이른다고 했다. 이제 무엇을 더 논쟁해야 하고 무엇을 더 따져야 하겠는가? 작년까지만 해도 남녘 보수계에서는 계속 압박해서 북이 손들고 나오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허나 김정일 위원장이 급서하는 사태에도 불구하고 북에서는 아직까지 하등의 흔들림 없이 김정은 대장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고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을 광명성절로 정하고 대대적인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대원수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명명했다는 소식이다.
한편 남녘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과 현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끊임없는 부정부패 실상의 노출로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정세에 남북관계의 전향적인 정책이나 제안들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남북관계의 총체적 실정의 결과 이지만 그나마 현 정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이산가족상봉을 위해서라도 금강산관광사업 재개가 그 한 건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전적으로 중국 쪽에 기울기 전에 재개해서 남녘기업의 자산문제를 해결하며 관광사업이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안을 하려면 북이 그들의 국상에 즈음해 남녘정부 요구한 9개 사항에 대한 대응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키리졸브, 독수리합동군상훈련을 강행하면서 이산가족상봉을 제안 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에 재외동포는 지난 해 연초에 남북군사회담을 북이 제안했던 것처럼 북이 먼저 개성의 문을 열라고 제언 하는 바이다. 언젠가 남측에서 들어올 것이고 또 금강산을 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금강산·개성 열어 남과 북 모두를 살려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그래야 공생, 공영, 공익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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