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3일 낮 2시 30분경 광저우 아시안 게임 중 양궁 선수들의 결승 장면이 방영되는 TV에 흠뻑 젖어 있을 때 자막에 나타난 긴급 속보 뉴스라고하며 연평도가 북한군의 포격으로 산불이 나고 주택이 파괴되고 주민들이 희생 되었다고 하여 맨 처음에는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였다가 연속 방송을 보다가 그 사태가 점점 커지며 구체화되어 보여 지면서 ‘아 ’하고 탄식과 함께 분노가 밀려왔다.
천안함 사태로 나라가 뒤집히도록 반년 넘게 반공의 폭풍이 몰아치다가 이제 슬그머니 사라지는 듯 하는 데 더 큰 화제와 걱정꺼리가 생겨서 신문 방송은 물론 사회 전반에 그간 기껏 쌓아놓고 공들여왔던 통일의 물결은 저만치 밀려 가버린 것이 되고 말았다.
양궁의 북한 선수 권은실이가 동메달을 어렵사리 성취하기까지 경기장 관람석에서 남북 동포들이 격려와 손뼉을 치며 격려하는 걸 보면서 “역시 한 핏줄이라 다르구나 ”하고 기쁜 마음이 가득 찼었는데 북한군의 포격으로 수 십 명이 살상을 당하다니 갑자기 살얼음 기운이 몰아쳐왔다.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은 전 세계가 동시 다발적으로 긴급 뉴스의 톱기사로 전해져 마치 세계 대전이라도 생겼듯이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아침 신문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로 남북 핵무기 대결 구도 문제가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바쁘게 나다니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 정책 특별 대표의 수심에 찬 얼굴이 클로즈업 되더니 오후가 되어 터진 연평도 포격 사태는 가슴이 막히고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고 슬프기조차 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하면서 남북한 사람들은 평양에서나 서울에서나 그 어디에서나 만나면 울면서 노래 부르며 하루빨리 통일을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데 이제 통일은 커녕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스며들며 서로 잘잘못을 따지며 으르렁대다 급기야는 대포를 쏘아대며 살생을 하다니 이제 통일은 가고 언제 다시 반가운 만남의 꿈은 사라져 버린 듯하다.
그 뿐 아니다. 세계만방에 관심의 초점이 되어 잘 나가고 있던 대한민국의 위상은 떨어지고, 어떻게 그토록 같은 민족끼리 원수가 될 수 있을까 걱정의 눈빛들이 오히려 반기는 눈빛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느낌마저 갖게 되어 부끄럽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시아 경기에서 매 순간 금빛 메달 물결에 환호성을 치던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은 연평도 사태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오후 2시부터 밤늦게까지 10시간이 넘도록 침공 사례를 수십 번 반복하는데 울화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어쩌다 이런 수치의 민족이 되였는지 세상이 좋아졌다고들 하나 그렇지 않아도 살기 힘든 세상에 더더욱 이가 갈리고 화가 치민다. 먹고 살기도 힘든 판국에 악착같이 금메달 사냥에 몰두하는 대한민국 청장년의 피나는 분투에 환성을 보는 찰나에 빚어진 이 암담하고 우울한 소식은 과연 우리들의 자화상 이란 말인가
시론을 통해 사회 통합의 문제를 다루면서 민족 내부 서로간의 이해와 화합과 나눔과 소통을 다루려했던 필자는 언제까지 북한의 도발에 대처해야 되는가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답답하고 우리가 부끄럽고 자신에게 화가 남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
시론-답답하고 부끄럽고 화가 난다.
무세중(본지 논설위원, 통일예술가)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