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많은 멕시코 사람들이 돌로 쌓은 2개의 큰 무덤 위에서 낮에는 해를 보고 기도와 절을 하고, 밤에는 달을 보고 기도하고 절을 하는 것을 보았다. 소위 왈(??), 해신과 달신을 믿고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마음의 나약함 때문에 무엇이든 믿고 의지하려고 할 것이다.
긴 역사 속에 인간으로부터 가장 많은 경배를 받은 것은 태양과 달일지도 모른다. 성경 여러 곳에 태양숭배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진노하신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 때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이라크 땅 에덴에 동산을 세우셨다.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한 후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 이름을 하와라고 부르게 되며, 아담과 하와는 부부로서 가인과 아벨을 낳는다. 이것이 우리 인류 역사의 시작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신화는 黃金時代(황금시대)에 살았던 자기네 조상들이 장수를 누렸다고 자랑한다. 예컨대,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명령에 불복종하였지만 그 자손들은 모두 수백 년을 살았고, 그 가운데에서도 에녹의 아들이며 노아의 할아버지인 므두셀라는 969세를 살았다고 한다. 영생불사를 찾아 헤매던 길가메시는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120세의 수명(壽命)을 누리다가 죽었다.
아담과 하와가 태어난 곳은 이라크로 추정된다. 이라크의 역사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이루어 낸 메소포타미아 文明(문명)으로 BC4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 최고의 문명국이다. 지금도 이라크는 선사시대를 비롯한 수십억년의 보물과 수많은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나라이다. 46억년이란 긴 역사를 보면 이라크는 페르시아 등과 같은 주변 나라들로부터 많은 침입과 정복을 받았다. 심지어 1534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약 400년간 터키의 속주국이 되기도 한다.
이라크인처럼 역사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민족도 흔치 않다. 1937년 티그리스에서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난 사담 후세인을 보면 어린 시절 계부의 구박 속에서 자라면서 아랍 민족주의에 깊이 빠지게 된다. 대통령이 된 후세인은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붕괴되자 혼란을 틈타 1980년 9월 17일 이란 국경을 침입한다.
후세인은 1990년 8월 2일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하여 점령하였다가 그 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의 공습으로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면서 최후의 불행을 맞게 된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을 만들고 인류역사를 시작하며 아담과 하와를 통해 후손들을 오늘날까지 대를 잇게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라크는 세계의 역사 속에 우뚝 서 있다. 자신의 자랑스러운 전통과 명예를 가진 나라가 남에게 아픔과 고통을 주는 테러로 가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비극이요, 야만적인 국가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기고 멋진 남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이라크인이라고 말하겠다. 강인한 체격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남자다운 기풍을 풍기며 참 멋있게 생긴 이라크 인이여! ‘천국에서 가장 위대한 속성은 자비’라며 적국의 포로까지 사랑으로 감쌌던 살라딘 정신으로 살아가라.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의 기적을 만든 세계 최고의 문명국답게 사람을 존귀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이라크인이길 간절히 소망한다. 오늘도 이라크인들이 순교한다는 미명아래 자살 폭탄으로 죄 없는 수많은 이라크 국민들의 피와 눈물을 보며, 무한정 가슴이 아프고 아담과 하와가 준 죄 값을 생각하게 된다.
박태원-에덴동산이 있는 이라크에서 매일 血淚를 보며
글/박태원(본지논설위원, 호원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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