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그 이후? 방사선 오염과 암예방 식품
2011년 3월 11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사태로부터 10년이 지났지만 '방사능 공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본 원자력 안전 보안원은 2011년 4월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등급을 7단계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사고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 7단계 사고로 기록되었다.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속 시원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해양폐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방사선 오염 범위가 확대되고,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최에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이 일본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방사선 오염과 암 예방에 대해 상식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방사능이란?>
'방사능(放射能)'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말하며 방사능을 가진 물질을 '방사성물질'이라 한다. 방사선에는 엑스선, 감마선, 베타선, 알파선, 중성자선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방사선의 종류와 에너지의 높낮이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방사선은 파동이 짧고 에너지가 매우 커서 위력이 대단하다. 방사선에 조금만 노출이 되어도 생명체는 엄청난 손상을 입게 된다. 방사선이 생체를 통과하게 되면 활성산소 중에서 독성이 제일 강한 하이드록시 라디칼(OH)을 과량 발생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이드록시 라디칼은 세포핵 속의 DNA를 순식간에 파괴하여 생명체를 죽게 만든다. 비록 피폭량이 적어 DNA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아 죽지 않더라도 DNA의 유전자가 손상되어 세포가 기형이나 돌연변이로 변해 버린다.
방사능 피폭시 인체에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누는데 한 순간 많은 양(보통 500 mSv 이상)의 방사선에 전신이 노출되면 1∼2시간 후부터 1∼2일간 지속되는 '급성 증상'으로 급성 방사선증, 피부장해, 조혈장기 기능부전 등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으로는 구토와 무력감 등을 들 수 있으며, 국소 부위의 피폭 증상으로는 탈모와 염증, 홍반, 수포, 궤양 등이 나타난다. 흡수 량이 높으면 회복되더라도 오랜 세월에 걸쳐 백혈병이나 피부암 등 악성 종양을 유발하고 백내장, 수명 단축 등을 가져올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이는 유전물질 또는 유전자(DNA)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어 암, 기형아 출산, 유전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로서 방사성을 지닌 요오드와 세슘이 있는데 세슘은 식품으로는 예방이 어렵고 프루시안 블루라는 방사성 세슘을 제거하는 약이 있다. 요오드는 미리 섭취함으로써 방사성을 지닌 요오드가 체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방사선을 가진 오염된 요오드가 갑상선에 농축되는 것을 막는 기능이 있어 방사선 피폭 시에 요오드를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반감기가 8일인 방사성 요오드131은 체내에 흡수되면 갑상선에 축적이 되고, 결국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요오드와 갑상선호르몬>
요오드는 우리 몸에 10-20mg 정도 있으며 갑상선에 약 80%가 존재하며 나머지는 근육, 피부, 골격, 내분비조직 등에 분포하며 갑상선 호르몬의 주성분이라 할 수 있다. 하루의 섭취량은 75-200미크론(μm)이 적당하다. 음식에 포함된 요오드는 소장에서 요오드이온의 형태로 흡수되어 단백질과 결합하여 갑상선으로 이동되는데 갑상선 세포에 30% 정도만 선택적으로 흡수가 되며 나머지는 약 50시간 후에 소변을 통하여 배출된다. 요오드는 체내의 대사를 조절하고, 성장발달을 촉진하며, 갑상선호르몬의 구성성분이다. 만들어진 갑상선호르몬은 산소의 이용이나 포도당을 이용하는 효소계의 반응속도를 높여서 세포 내 물질의 산화를 촉진하거나 기초대사율을 조절하고 체온조절에도 관여한다. 요오드는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대사가 잘되도록 하며 심폐기능에서는 호흡을 빠르게 하고 심장의 박동을 빠르게 해준다.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
다시마, 미역, 김, 계란, 우유, 정어리, 고등어, 가다랭이, 청어 등 이와 같이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방사능 물질이 체내에 들어와도 80% 이상은 소변을 통하여 배출되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방지에 좋은 음식들이다. 평소에 요오드의 섭취가 적었던 사람이라면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되는 경우 더 쉽게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으므로 음식을 먹을 때 미리 잘 챙겨 드는 것은 분명히 현명한 방법이다. 하지만 피폭을 우려해서 과량의 요오드를 복용한다는 것은 결코 좋은 대처방법일 수 없으며 오히려 건강상의 문제만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방사선과 활성산소>
방사선이 사람에게 조금만 노출돼도 활성산소 중에 독성이 가장 강한 하이드록시 라디칼을 발생시키는 것에 주목하는데 이 물질은 세포핵 속의 DNA를 파괴해 생명체를 죽게 하고, 유전자 손상을 일으켜 질병과 기형을 유발한다. 활성산소가 야기하는 저항력 약화로 인한 만성피로, 무기력증, 발기부전, 비염, 알레르기를 비롯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산소는 몸에 좋은 산소와 해로운 산소로 나눌 수가 있는데 활성산소는 산소분자에서 발생하는 매우 반응성이 높은 물질로서 몸속에 들어온 산소를 이용하는 대사과정에서 생긴다. 이는 독성물질로,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이다. 활성산소는 지나친 스트레스나 운동, 자외선, 흡연, 배기가스 등의 원인으로 인해 일상생활 중에서 몸속에 발생하며,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면 암 등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된다. 호흡으로 들어온 산소 가운데 약 2%가 활성산소로 되어 있다.
<항산화제(Anti-oxidant)>
항산화제는 산소를 사용하는 생명체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활성산소로부터 신체의 손상을 차단, 억제하거나 보호하는 물질”로 정의할 수 있다. 항산화제의 효과를 정리해 보면 첫째, 해로운 활성산소가 덜 생기도록 하고 둘째, 이미 활성산소에 의해 문제가 생긴 부분을 치료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항산화 물질은 우리가 커피와 녹차를 마실 때 섭취를 할 수 있다. 항산화제로 폴리페놀이 잘 알려져 있는데 녹차 속의 카테킨, 커피 속의 클로로겐산, 블루베리, 포도 속의 안토시아닌이 그 예이다.
<클로로겐산>
커피에 함유되어있는 폴리페놀은 정확하게는 클로로겐산이라고 부른다. 클로로겐산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작용이 뛰어나다. 활성산소는 염증, 발암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것을 제거하는 작용은 이들 질환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 커피의 항산화제 성분인 클로로겐산류는 지방간과 염증성 지방사이토카인(adipocytokine) 및 당뇨병 위험을 줄여주며 암예방과도 관련이 있다.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인 클로로겐산 함량이 녹차나 포도주보다 커피에 더 많이 포함되어 있어 커피를 하루 한잔씩 꾸준히 마실 경우 항암작용 및 대장암 전이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카테킨과 항산화작용>
녹차속의 폴리페놀 중 카테킨은 동물실험을 통해 항산화작용과 암예방 작용이 뚜렷함이 관찰되었으며 당뇨환자에서 동반되는 심장병을 비롯한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한 우수한 기능식품으로 이용될 수 있다.
글/ 배용석 의학전문기자(서울대졸, 서울삼성병원내분비과 연구원, 스마트푸드D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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