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현성주 북경기신문편집국장, 신동희 조각가, 김판용 동서울대학교수
명산 순례/ 민족의 성지 ‘마니산’
의정부에서 승용차로 1시간 30분쯤 달리면 강화도에 위치한 마니산(해발 472.1m)을 만날 수 있다. 마니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마리산(摩利山), 마루산, 두악산(頭嶽山)이라고도 불렸다. 마니산의 원래 이름은 우두머리라는 뜻의 두악산(頭嶽山)으로 고려사, 세종실록 지리지, 세종실록 등에 기록되어 있으며, 또 마리산은 머리를 뜻하며 민족의 머리로 상징되는 영산을 가르킨다. 마니산은 북으로는 백두산, 남으로는 한라산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강화도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이곳 정상에는 단군왕검이 천제를 올렸다고 전해지는 참성단(塹城壇, 사적136호)이 있다. 지금도 개천절(10월 3일)이 되면 제례를 올리고, 전국체전의 성화를 칠선녀에 의해 채화되고 명소이기도 하다. 또한 민족의 성지로 알려진 마니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기(氣)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센 곳이라 하여 제1의 생기처로 평가받고 있다.
영종도, 장봉도 등 섬 사이에 썰물 퍼레이드 장관
등산코스는 크게 3개로 개미허리라 불리는 계단로(거리 4.8Km, 2시간30분, 왕복)와 계단로를 우회하는 단군로(거리 7.2Km, 3시간30분 왕복), 함허동천(거리 6.4Km, 3시간)쪽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우리 일행은 계단로로 오르고, 단군로로 하산하는 것을 선택했다. 계단로는 끝없이 계속되는 계단을 오르는 코스로 올라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게 했고, 민족의 영산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오르는 모든 사람들이 제관이 된 듯 경건한 마음으로 변해갔다. 특히 정상에서 펼쳐지는 영종도, 장봉도 등 섬 사이에 썰물 퍼레이드는 1004계단이나 할딱 고개의 수고를 보상받고도 남는 대(大)장관을 연출했다.
또 정상에 위치한 참성단(塹城壇)은 수천년을 지켜온 화강석은 신비스러움 자체였다. 참성단은 자연석으로 기초를 둥굴게 쌓았고, 단은 그 위에 네모로 쌓았다. 둥근 부문의 지름은 8.7m이며, 상단 네모의 변 길이는 6.6m의 정방형 단이다. 위가 네모나고 아래가 둥근 것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인 하늘은 둥굴고 땅은 네모지다는 생각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역사적 기록으로는 고려 원종 11년(1270년)에 보수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와 인조 17년(1639년)에 다시 쌓았고, 숙종 26년(1700년)에 보수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설화 전해지고 있어
내려오는 길에 재미있는 마니산 신선 설화를 소개받았다. 옛날 나무꾼이 나무하려고 마니산 중턱에 올랐을 때 숲속에 이상한 형색 차림의 노인들이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무꾼은 노인들이 권하는 술을 마시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둑 구경을 하다가 날이 저물어 산에서 내려와 동네에 들어서니 세월이 흘러 300년이 지난 뒤였다. 친구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노인이 전해준 술이 불로주(不老酒)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 전해오는 말 중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생겼다는 것이다.
전설과 역사 속 인물을 만나고, 자연의 광대함을 만끽하며, 참성단의 신비와 전국 제1의 생기처의 기(氣) 체험을 위해 이번 주 마니아 산행을 권유해 본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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