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에서 (앞줄 왼쪽) 최송림 작가, 김도훈 연출 그리고 출연자들과 함께
최송림의 이야기 정거장/ 봄 맞이 신춘문예 페스티벌
한국연출가협회(이사장 정재호)는 제33회 봄맞이 신춘문예 페스티벌을 3월 28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물빛극장에서 펼친다. 2024년 올해 서울과 지방 각 신문사 신춘문예 당선작 8편을 무대에 올려 선보이는데, 나는 희곡 <아침놀 저녁비>가 클래식전 기획 초청작으로 선정돼 참여한다. 클래식전은 4월 3일〜6일까지 물빛극장에서 공연한다.
신춘문예 무대 작품은 다음과 같다. 강원일보 ‘묘전’(작 송민아, 연출 박근형), 경상일보 ‘채식상어’(작 김유경, 연출 김은정), 동아일보 ‘배이비’(작 소윤정, 연출 홍우찬), 매일신문 ‘허기’(작 김물, 연출 강민호), 서울신문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작 송천영, 연출 복진오), 조선일보 ‘구덩이’(작 이정, 연출 강영걸), 한국일보 ‘위대한 무사고’(작 윤성민, 연출 이은준), 한국극작가협회 ‘독백이라 생각하기 쉽다’(작 강지형, 연출 김용현)이다.
정 이사장는 말한다. “새내기 신인 작가의 데뷔작을 원로에서 젊은 남녀연출가들까지 참여해 페스티벌을 풍성하게 뽐냅니다. 한국연극계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죠. 또한 클래식전 한편은 과거의 감동을 재현하고 한번쯤 새롭게 돌아본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아침놀 저녁비>는 1990년 서울신문신춘문예 희곡으로써 30여년이 훌쩍 흘렀는데, 나 혼자 클래식이라는 기성작가 이름표를 달고 신인작가들과 단막극 축제에 하나로 어우러지니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같다고나 할까? 그동안 아무리 내 나이 만큼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지만 말이다.
신문사 신춘문예는 문학 지망생들에겐 ‘문학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전국에서 몰리는 문학 각 장르 별 그 많은 응모작 중 당선작 단 한편씩을 각각 뽑는데, 거기에 끼인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말씀이다. 그렇게 탄생한 신인 작가들이 아침놀 햇살이라면 나는 왠지 저녁비로 느껴진다.
이렇듯 파릇 찬란한 새봄맞이 연극잔치에 함께 한 <아침놀 저녁비>의 연출은 김도훈(포스터 사진, 좌우로 연출과 작가) 연극계 원로시다. 그는 <유리동물원> <이성계의 부동산>을 포함해서 10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으며 서울연극제 대상 및 연출상, 한국연극협회 자랑스러운 연극인상, 문체부에서 주는 보관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출연 배우들로는 임은연, 이창익, 김현숙, 곽효정 연기자인데, 대학로의 연극 지킴이들로 낯익은 얼굴이다. 더욱이 무대감독에 총 기획 살림을 맡은 극단 춘추 송훈상 대표의 참여와 도움으로 공연의 무게감이 한층 더 빛나 보인다. 아참, 임배우는 내가 쓴 <간사지>와 <낫씽(원제‧96)>에서도 출연해 연극적 인연이 조금은 깊은 편인데, 그야 어쨌든 나는 그들이 땀 흘리는 연습장을 찾아서 함께 뭉쳐 찍은 사진 한 장을 건졌다.
이번에 막이 오르는 <아침놀 저녁비>는 신춘문예 초연 후 서울과 지방 여러 곳에서 두루 공연한 바도 있다. 서울 시민연극제와 경기연극올림피아드, 동두천시 아름다운문화센터 등등에서 공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어쩜 정신적인 환자인지 모른다. 그들의 권태기 삶을 모자이크한 보편적 심리상태인 불안과 초조감! 부부 사이마저 갈라놓은 병리현상을 심리극 같은 기법으로 점검하며 그 치유의 방법론을 찾아본다는 작의와 줄거리다. 아침에 놀이 끼면 저녁에 비가 온다는 말뜻이 과연 이들 작품 속 부부에겐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아무쪼록 신춘문예 페스티벌이 해를 거듭할수록 연극계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은 우리 북경기신문도 마찬가지다. 내가 논설위원으로 있으면서 ‘최송림의 이야기 정거장’을 이따금 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희곡을 연재하는 신문이다. 그만큼 한국연극을 사랑한다는 뜻이 아닐까? 지금도 필자의 희곡 <풍물시장 여간첩>을 연재 중이라, 이런 식으로나마 연극 이야기를 끝맺음하면서 문득 한마디쯤 덧붙이고 싶었다.
글/최송림(본지 논설위원, 극작가)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