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륜과 축구선수 정대세
법륜 스님, sbs t-v 방췌
스님 법륜과 축구선수 정대세
지난 6월 11일 SBS에서 방영한 힐링캠프 제47회에 스님 법륜에 이어 축구선수 정대세의 토크 쇼가 진행되었다. 이날 프로그램은 교양 오락 성격으로 두 분이 인생이야기를 재미있게 각기 연이어서 풀어가는 것이었지만, 전혀 연관이 없는 두 분이 북한에 관련되어 서로 다른 입장에서 국경이 무엇인가 하는 의미를 묻는 것이 무척 재미있게 느껴졌다.
스님 법륜은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하여 식량보내기 운동을 하는 분으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때 그 국가의 의미는 무엇인가 문제제기를 하였고, 축구선수 정대세는 “자신을 키워준” 북한을 대표한 축구선수로서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겪은 감격을 통해 국가의 의미를 묻게 하였다. 국경의 '불가침’성은 국가주권의 기반이지만 하나의 지구촌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재 물질, 사람, 정보 등의 흐름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사실상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그것이 국경의 의미나 더 나아가 국가의 성격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3%인 1백50만 명의 시대가 되었어도 ‘이주민 추방운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방영은 우리에게 국가의 의미를 새롭게 음미하게 하였다.
스님 법륜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구걸하는 어린이를 위해 교육 사업을 벌이고 있는 분이다. 법륜이 중국을 방문하여 북한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있는 사진을 보고 그 비참한 모습에 격앙을 하였다. 극심한 가뭄으로 3백만 명이란 엄청난 북한 주민이 굶어 죽었다는 소식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 경계선 압록강에서 배를 타고 실상을 보게 되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북한 어린이들을 보고 북한 땅에 배를 대어 무엇인가 나누어주려고 하다가 그러한 도움행위가 국경위반으로 할 수가 없었다. 북한 어린이들은 인도의 어린이처럼 손을 내밀고 “박시시”(도와주세요)도 청하지 않았다. 굶어 죽을 때도 구걸할 자유가 없다는 것에 절망하면서 이런 자유까지 구속하는 국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묻게 되었다. 또한 새도 먹을 것을 찾아 자유롭게 넘나드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배고파서 굶어죽으면서도 넘지 못하는 국경이란 존재가 왜 필요한가를 묻게 되었다.
스님 법륜과 축구선수 정대세
정대세 sbst-v 발췌
축구선수 정대세가 남아공 월드컵 개막식에서 흘린 눈물은 전 세계의 매스컴을 통해 널리 전파되어 타임지에서 남아공 월드컵 10대 명장면으로 선정하였다. 이날 ‘조선의 스트라이커’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힐링 캠프에서 왜 그가 눈물을 흘리게 되었는지 진솔하게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정대세는 할아버지가 경북 안동출신인 재일동포 3세로서 아버지가 한국 국적이라 그의 국적은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으로 되어 있지만 주민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 들어갈 때마다 임시여권을 발급받아야 하고, 그가 태어나고 자란 일본이지만 그가 귀화하지 않아 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마다 재입국허가서를 받아야 하는 독특한 신분이었다. 그런 그가 어렸을 때부터 조선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그를 키워주었다고 생각하는 조선을 위해 북한 여권을 갖고 축구대표로 월드컵에 참여했으니 얼마나 감격했을까는 짐작이 간다. 더군다나 그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북한축구 대표로 지망했을 때 북한 축구는 1966년 이후 한 번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었는데, 44년 만에 월드컵에 참여한 북한 대표로서 개막식에 서게 되었으니….
이제 정대세는 일본이 아니라 독일 쾰른에서 축구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스님 법륜은 국경에 갇히지 않고 아시아 전체에서 가난한 어린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두 분에 대한 방영을 보면서 과연 국경은 영구불변한 것인가 물어본다. 국경은 주권국가의 공간적 관할권이 배타적으로 미치는 범위로서 국가 간 영토나 공해를 가르는 실제적이고 가상적인 경계선이지만, 국가 간에 고정된 국경이 생기게 된 것은 근대 주권국가가 성립되면서였고, 대략 17~18세기에 이르러 자연 지리적 경계를 기준으로 한 오늘날의 국경선이 설정되기 시작하였을 뿐이다. 국경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불변의 것이 아니라 전쟁, 새로운 국가의 탄생 등에 의해 변화되고. 국경에 주어진 의미는 역사적으로 변화한다. 지구화의 시대에 국경이 장벽이 아니고 보호의 상징이고 새처럼 자유롭게 이주할 수 있어서 지구촌에서 서로 나눔의 장터가 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그려 본다. 서울이주노동자센터 소장 최정의팔 목사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