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연극계 신바람 나는 경기연극
최송림이 만난 사람-경기연극의 새 견인차 권고섭 지회장
한국연극협회 경기도 새 지회장(제18대)으로 선출된 극단 ‘주부토’ 대표 권고섭 공연프로듀서를 만났다. 그는 지난달 17일 ‘경기연극인 복지증진, 경기연극 창작기반조성, 경기연극 제작환경 개선’이라는 3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경기도 연극인들의 마음(票心)을 이끌어냄으로써 당당히 경기연극의 수장이요 견인차가 된 것이다.
경기도 연극협회 부회장과 부천지부장 등을 오랫동안 역임하며 잠시도 연극현장을 떠난 적이 없는 그는 대표적인 경기도 연극의 지킴이요 산 증인이다. “공약사항을 머릿속에 항상 담아두고 2천여 경기연극인의 지혜를 모아 대변인로서 품격을 지키며 스마트한 경기연극계, 신바람 나는 경기연극을 만들겠습니다” 그의 활기찬 당선소감과 포부는 더 이어진다. “역대집행부의 숙원사업이던 전국연극제 본선대회 출전 팀을 2개 단체로 확대케 노력하겠습니다.
경기연극은 우리나라 지역연극의 선봉입니다. 이에 합당한 처우가 필요합니다” 경기도연극협회 산하엔 22개 지부가 있는데, 가히 전국최고의 수치다. 어떤 지회의 경우 고작 두세 팀이 도(道) 연극제에 참가, 전국연극제 출전 팀을 뽑는 경우도 있단다. 이에 비하면 경기도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연극인 인구 대비 형평성에도 불합리하다.
그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선 벌써부터 2팀이 참가하는 줄 안다. 그는 경기북부지역에 대한 애정도 살짝 펼쳤다. “그동안 북부지역 연극의 중심이 되어온 의정부 지부는 연극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고, 지리적·문화적 환경에 특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특히 저보다 한발 앞서 취임한 극단 한네 대표 최병화 신임 지부장님은 다른 지역에선 찾아보기 드문 창작희곡 분야의 경기도 대표작가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파 연기자로서, 경기연극의 활력을 불러일으킨 전천후 연극인입니다.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힘을 보태야죠” 필자는 그와 작고도 조금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어쩌면 부적절한 관계(?) 수준의 비밀스러운 고백인데, 작년 한가위 명절 때 그가 보낸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아직도 지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젊은 연인들의 그것처럼 고이 간직한다고나 할까? “여름과 겨울이 부딪혀 우네요. 눈물 다하면 풍성한 황금들녘 다 드릴게요.” 명색이 작가인 필자로서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절묘한 묘사가 감동 그 자체다. 아마도 가을비가 왔던 모양인데, 토씨 하나 버릴 것 없는 빼어난 시(詩) 아니가! 추석메시지로써 어디 필자한테만 보냈으랴만, 나만의 보물처럼 아까워서 지우기가 지금도 자꾸만 망설여진다.
왜, 이래도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란 말인가? 권지회장의 연극 동지적 아내 한록수 배우는 극단 ‘나너우리’ 식구들과 공동집필한 가족사랑 연극 <엄마>(부제:산후조리원) 공연준비에 한창이다. 요컨대 그들은 부부연극인인 것이다. 그가 출연했다든가 연출, 제작한 작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동신과 머저리><피고지고 피고지고><날 보러와요><해가 지면 달이 뜨고><홍도야 울지 마라>등이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상복도 없지 않아서 작년에 탄 부천 예술상을 비롯해서 경기연극대상, 경기예술대상, 경기도연극제 대상 2회와 연출상 1회, 전국연극제 본선에 나가서도 상위권 수상을 몇 번이나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경기연극인의 손발이 되어 화합과 소통은 물론이고, 동서남북 4개권역의 특색 있는 야외연극축제들을 기획하는 등 지역특성과 균형에 맞는 예술문화 토양과 환경의 참신한 패러다임을 꼭 일궈내겠습니다” 아무쪼록 경기도 연극 중흥의 깃발을 휘날리며 질풍노도처럼 내달릴 그에 대한 희망이 벌써부터 꽃샘추위를 밀어내고 움트는 봄기운처럼 확 느껴졌다.
최송림 I 본지 논설위원,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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