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꼬부랑 할머니가
자신의 몸 전체보다도 더 큰 짐을 지고 걸어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내 삶의 무게는 이것과 비교가 될까?
삶의 뒤안길을 바라보면 그냥 슬퍼만 진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삶의 무게들을 던져버리고 싶다.
옷 하나만 챙겨서
내 어릴 적에 뛰놀던 변산에 가고 싶다.
산과 바다에
묻어두었던 기억들을
하나하나를 꺼내러 그것들과 밤샘을 하고 싶다.
삶의 실오라기들로
얽히고 설킨 것들을 잘라낼 용기도 없다.
그래서 갈 수도 없는 내 삶이 미워지기만 한다.
삶의 마법으로
내 의지는 용기를 잃은 듯하다.
어디로 떠나기란 마음 뿐이지
누군가가 동행하면 갈 수가 있을 것 같다.
가겠다는 말, 그 말을 기다려야지...
시인 유태형/ 그는 의정부시 신곡동 소재 장곡교회 담임목사로 목회 사역을 감당하며, 삶의 현장에서 얻어지는 영감을 시로 승화시킨 우리시대의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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