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54)>
‘여자(女子)의 일생(一生)’ (5회) /결혼(結婚)
예나 只今(지금)이나 여자는 一生(일생) 동안 最大(최대) 關心事(관심사)가 結婚(결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흔히 여자 팔자는 뒤웅박 八字(팔자)라고 하지요? 뒤웅박이란 박을 쪼개지 않고 꼭지 근처에 구멍만 뚫어 속을 파낸 바가지를 말하는 것으로, 뒤웅박 팔자란 入口(입구)가 좁은 뒤웅박 속에 갇힌 팔자라는 뜻으로, 일단 신세를 망치면 거기서 헤어 나오기가 어려움을 比喩的(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身世(신세)를 恨歎(한탄)하는 말이죠.
반대로 “鳳(봉)을 잡아 팔자가 늘어졌다“라는 말을 많이 쓰곤 합니다. 봉의 의미는 中國(중국)에서 오는 使臣(사신)을 意味(의미)했습니다. 중국의 皇帝(황제)를 代身(대신)해서 오는 사람이므로 그 權勢(권세)나 威勢(위세)가 대단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겠지요. 그런 사신은 衣服(의복)에 봉이 그려져 있었으므로(황제의 권위와 같다) ‘그 사람을 잡았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의 눈에 든 여자는 平生(평생)을 편히 먹고 살 수 있는 財物(재물)을 얻었습니다. 八字(팔자)가 펴 진거죠. 이와 같이 여자는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잘 사느냐 즉 便(편)하게 사느냐 苦生(고생)을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男子(남자)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여자 나이 20세 정도를 妙齡(묘령)이라 합니다. 즉 묘한 나이이지요. ‘묘하다’란 말의 語源(어원)도 甲骨文(갑골문)에서 눈을 그려 남자를 묘하게 끈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눈빛이 다른 거지요. 혹은 芳年(방년)이라고도 합니다. 방년이란 말 중에서 芳은 꽃향기가 온 四方(사방)으로 퍼져나간다는 뜻입니다. 그런 꽃 같은 나이라는 말입니다.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그러나 享年(향년)이란 말은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향년이란 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 죽을 때의 나이를 말할 때 쓰는 말입니다. 향년 75세라 하면 75세를 살다가 돌아가셨다는 말이 됩니다. 享의 의미는 ‘祠堂(사당)에 자식들이 많은 음식을 마련하여 올리니 祖上(조상)들이 그것을 누린다’란 뜻으로 풀이합니다. 그리하여 누릴 향이라 합니다.
여자에겐 아름다운 마음이 첫째이겠지요. 예전의 노래에도 있었지요. ‘마음이 고 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하는 그런 노래 말입니다. 따라서 여자는 고운 마음이 첫째고 둘째가 바로 모습, 姿態(자태)를 말합니다. 그 글자가 바로 姿(맵시 자, 모습 자, 모양 자)입니다. 옛사람들이 글자를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그처럼 여자가 곱게 자라면 고이 두지 않는 사람이 있었지요. 바로 중매쟁이입니다. 보통 仲媒(중매)를 하는 사람은 나이가 든 할머니들입니다. 할머니들은 세상을 오래 산 사람들이니 世上(세상)의 經驗(경험)이 豊富(풍부)한 사람들이죠. 여자는 여자가 안다고 중매쟁이 老婆(노파)들은 척 보면 알지요. 家門(가문)이나 敎養(교양)의 程度(정도)는 옷매무새와 그 자태만 봐도 한눈에 알지요. 그러니 어느 집 도련님과 어느 집 閨秀(규수)면 잘 되겠다고 생각하여 부지런히 양가의 집을 다녔겠지요.
仲媒(중매)란 의미도 결혼이 이루어지도록 중간에서 紹介(소개)하는 일을 말합니다. 특히 媒(매)는 계집 녀(女)에 아무개 모(某)가 합쳐진 것으로 아무개 여자들을 엮어서 結婚(결혼)하도록 중매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더구나 某(모)에는 달 감(甘)에 나무 목(木)이 있으므로 달고 새콤한 梅花(매화)를 의미하는 것이나, 중매쟁이들이 달콤한 말로 眩惑(현혹)되는 말들을 잘하는 것을 보면 엉뚱한 比喩(비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옛날 新婦(신부)들은 新婚(신혼) 첫날밤이 지나서야 新郞(신랑) 얼굴을 볼 수 있었답니다. 왜냐구요? 부끄러움에 감히 신랑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던 게지요. 婚姻(혼인)을 한 다음 날 새벽 일찍이 돼서야 자는 신랑 얼굴을 쳐다 볼 수 있었던 겁니다. 요즈음과는 比較(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자란 貞淑(정숙)함과 부끄러움을 지녀야 여자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여자의 德(덕)이고 美(미)였습니다. 어쨌거나 結婚(결혼)은 人生(인생)에 있어서 큰 轉換期(전환기)임은 틀림없습니다. 이제 곧 봄이 되면 결혼 消息(소식)이 많이 들려오게 됩니다. 많이 祝賀(축하)해주고 모두 다 잘 살기를 祈願(기원)해 봅니다.
글/경문 김대일(사단법인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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