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탐사(3) ‘대륙의 꿈’ 파트너 러시아 사람들
포킨거리의 민속공연
창간 12주년기념 특별기획/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장 탐사(3)
‘대륙의 꿈’ 파트너 러시아 사람들
항구 입구에 위치한 베르흐네포르토바야거리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는 신작로에 서 있는 택시기사와 인사를 나눈 후 호텔 ‘칼리니나’로 가는 택시 값을 흥정했다. 러시아 택시기사는 우리가 제시한 주소를 확인하고 1000루블을 불렀다. 우리는 과감히(?) 600루블를 제안했다. 택시기사는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900루블을 불렀고, 우리가 난색을 표시하자 100루블을 더 깎아 800루블(1루블 약16.5원/ 13,200원)에 합의했다. 택시기사는 기분이 좋았던지 호텔로 가는 길에 CD를 꺼내 우리들도 잘 모르는 최신 한국 아이돌 가수 노래를 틀어줬고, 우리 반응이 약하자 7080 노래로 분위기 바꾸며 자신도 한국노래를 좋아 한다며 한국노래를 따라 불렀다.
<옛 차이나타운 도시중심으로 발전>
숙소인 호텔 ‘칼리니나’에 도착한 우리는 인터넷여행가이드에 소개한 내용과는 달리 작고외소 했다. 안내에는 그룹 투숙객이 선호하는 호텔로, 투숙객 평점이 8.0이상이며, 에어컨완비, 사우나보유, 빠, 전용욕실에 24시간 프론트테스크 운영을 소개하고 있으나 우리가 보기에는 평범한 모텔급 수준이었다.
우리는 블라디보스토크 첫날 시내 취재를 위해 서둘러짐을 풀고 미터기 없는 택시를 불러 블라디보스토크의 제일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아드미랄 포킨’ 거리로 나갔다. 아드미랄 포킨 거리는 1860년 중국이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중국인 거주허가를 받아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에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던 곳으로 1964년 태평양 함대를 이끌던 제독 ‘포킨’의 이름을 따 ‘아드미랄 포킨 거리’로 명명했다.
현장 탐사(3) ‘대륙의 꿈’ 파트너 러시아 사람들
포킨 중심거리 풍경
현재 이곳은 걷기 전용도로가 개설 되, 러시아 젊은 청춘 남녀들이 월요일 오후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인근 올림픽경기장에는 축구경기가 한창이었고, 아무르만 해변 쪽에는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책로가 해양공원과 연결되어 있었다. 2Km 정도로 보이는 포킨거리 길가에는 크고 작은 뮤직바, 유명 커피숍, 뚜르쥐바 등이 들어서 있었고, 삼성핸드폰 가게도 중심 상권에 자리하고 있었다.
<러시아 청년 자신감에 넘쳐>
길거리에서 만난 러시아 시민들은 활기차 보였고, 청춘 남, 녀 모두가 자신만의 개성으로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들은 재미있는 단어는 ‘밀리온카’다. 19세기말부터 생겨난 말로 블라디보스토크의 차이나타운은 한 집에서 중국인 몇 천 명이 살고 있다는 뜻으로 ‘밀리온카’라는 별명을 붙였다. 거리 앞에는 러시아풍 건물이 즐비하지만 뒤쪽으로 들어가면 중국식 주택이 밀집되어 있었다. 1884년에는 3900여명이었던 중국인이 1910년에는 5만명으로 늘어났고, 이중에는 한국인과 유태인들도 저마다 꿈과 희망을 갖고 이곳에 정착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취재팀은 아드미랄 포킨거리와 해양공원을 걸으며 생동감 있는 거리의 풍경과 길거리 공연 등을 카메라에 담으며 러시아에서의 첫 저녁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을 찾았다.
<축제에 초대된 착각에 빠져>
추천은 2곳, 하나는 해양공원 끝에 있는 노천레스토랑으로 러시아산 킹크랩, 새우가 유명한 곳과 러시아 특유의 음식 전문 레스토랑 ‘수프라’가 추천되었다. 고민 끝에 ‘수프라’로 결정했다. 인터넷상 워낙 인기 있는 집이었고, 여기서 먹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한다는 네티즌들의 무언의 압력(?)에 수프라를 찾았다.
현장 탐사(3) ‘대륙의 꿈’ 파트너 러시아 사람들
수프라 한국어판 메뉴판
‘수프라’란 식탁보라는 뜻으로 축배가 끝없이 이어지고, 조지아 전통음식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외벽은 6개의 순백색 아취 형태로 1층은 실내자리와 야외테이블, 2층은 야외 루프탑으로 120여명을 수용 할 수 있는 규모였다. 우리는 사전예약을 못해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다.
레스토랑 주인은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레드와인 한잔씩을 무료로 나눠 줬다. 작은 공간에 순서를 기다리는 50여명이 저마다 와인 잔을 들고 남녀가 대화하는 소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축제에 초대 된 듯 우리 모두를 들뜨게 만들었다. 25분 가까이 기다렸을까? 레스토랑 안쪽에서 생일축하 연주가 흥겹게 들려 울 때 우리의 예약번호 76번이 호출됐다.
<‘수프라’에서 첫 연정 맛봐(?)>
러시아풍 긴 앞치마를 두른 20대 초반의 안내원을 따라 1층 야외식탁에 자리했다. 우리는 한국어로 된 메뉴 판을 펼치고 다양한 러시아 맛을 위해 서로 다른 음식을 시키기로 했다. 주 메뉴는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였고, 스프도 호박, 카헤티식 카슬라마, 양고기 하쵸, 송아지 하쵸 등 생소했다. 와인도 드라이, 세미드라이, 세미스위트 등 고객 취향에 맞게 주문 할 수 있었다.
현장 탐사(3) ‘대륙의 꿈’ 파트너 러시아 사람들
러시아 정통음식 '한칼리'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는 ‘하차푸리’로 이메레티산 치즈, 술루구니 치즈, 녹인 버터, 살짝 익힌 달걀노른자를 올려 만든 돛단배 모양의 페이스트리 파이로 370루블(한화 약5,400원) 이었다. 하나 더 소개하면 ‘한칼리’다. 이 음식을 먹으면 ‘마음속에 새가 노래를 부르는 느낌을 주며, 첫 키스 연정을 만들어 준다’는 음식이다. 두둠한 만두피에 고기가 들어 있고, 안에 뜨거운 육즙이 있어 먹을 때 조심해야지만 새로운 대륙 끝에서 느끼는 첫 번째 저녁식사는 러시아 음식의 맛과 향을 느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줬다. (다음호 계속)
글/ 현성주 기자, 사진 배정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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