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장 탐사(4)>
‘대륙의 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장 탐사(4)
러시아 정교회, 러시아시민 마음속에 국교 같은 존재감
비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는 아침, 오늘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시발지인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을 만나가로 했다. 우리는 가능하다면 러시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밀착 취재하고 싶어, 호텔을 나와 인근 시내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행선지도 정하지 않고 시내방향으로 여겨지는 곳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우리나라 중, 고 버스가 많아 낯설지 않았다. 30인승 버스에 20여명이 탄 버스는 해변을 따라 지그재그로 되어 있는 소로를 따라 출근하는 사람들을 연신 태우기도 하고, 내려주기도 했다. 우리는 앞문으로 타면서 계산하고 뒤로 내리지만, 러시아 버스는 우리와 정 반대였다. 대부분 뒤로 타고 앞에 있는 기사에게 요금을 내고 내리는 형식으로 요금은 23루블(약 380원/1루블 16.5원)이었다. 이날 승객은 여성이 많았고, 옷차림은 자유스럽고 경쾌한데 반해 여름철이라 그런지 남자는 티-샤츠 차림이 많았다.
<노란색 전차(트램) 6개 노선 운영>
25분쯤 달렸을까 시내 외곽으로 추정되는 곳에 노란색 전차를 발견하고 서둘러 버스에서 내렸다. 러시아에서는 ‘트램’이라고 불리는데 1912년 운행이 시작됐고, 한 때는 10개 노선이 운행됐으나 재정문제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2012년부터 6개 노선이 재개됐다고 한다. 요금은 14루블(약 230원)로 이국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가 ‘트램’정거장 옆에 있는 재래식 시장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오전이라 그런지 시장상가 대부분 문이 닫혔고, 옷가게, 식료품 가게, 러시아산 차가버섯 판매점 등 일부가게는 문을 열어 간간이 러시아 주부들이 눈에 띠었다. 우리는 시장 모퉁이를 돌아 아침 시장기를 해결하기 위해 인근 맥도날드 햄버거 집으로 들어갔다. 아침시간 이었지만 7~8명의 청년남녀들이 줄을 섰고, 이들 틈에 끼어 햄버거에 커피를 주문했다. 맛은 내가 맛본 한국 것과 거의 비슷했다.
<우연히 명물 ‘푸니클료르’ 탑승>
커피를 마시며 다음 행선지를 위해 지도를 펴고 아침을 즐기는 러시아 청년들에게 영어로 ‘독수리 전망대’ 가는 길을 물었지만 답은 겸연쩍은 웃음으로 돌아왔다. 이때 혼자 아침을 즐기고 있던 동양외모의 한 청년이 다가와 자신은 출근길인데 자기 차로 ‘독수리전망대’ 입구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 해 왔다. 참 운이 좋은 날이다. 가면서 생면부지 러시아에서 받은 친절에 어설픈 영어로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고,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명암을 건넸다. 그가 내려준 곳은 러시아 유일한 ‘케이블카’라는 “푸니쿨료르‘ 탑승장 입구였다. ‘푸니쿨료르’는 블라디보스토크 명물 중에 하나로 케이블카를 러시아에서는 ‘푸니쿨료르’라고 부른다고 한다. 1962년에 만들어진 ‘푸니쿨료르’는 운영구간이 183m로 짧지만 독수리전망대를 오르려면 ‘푸니클료르’를 이용하면 접근하기가 쉬어 사람들이 애용한다. 우리도 답승료 13루블(약 200원)을 지불하고, 독수리전망대로 올랐다.
<제1의 관광명소 독수리전망대 오르다>
독수리전망대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우리의 서울 남산과도 같은 곳으로 도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일명 ‘독수리 둥지’로 불리기도 하는 이 언덕은 해발 199m로 블라디보스토크의 랜드마크인 금각교가 바로 밑에 있고, 앞으로는 우리의 동해로 향하는 ‘졸로토이록만’이 펼쳐져 장관이었다. 이곳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사랑받는 관광 1번지로 단골 결혼사진 촬영소며 젊은 여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우리가 도착 했을 때는 중국동북에서 왔다는 중국단체관광객들이 중요 포토-존을 점령하고 그들 특유의 큰소리에 밀려(?) 전망대 위에 있는 동상으로 눈길이 옮겨 갔다.
동상은 ‘슬라브인들의 사도’라 불리는 ‘키릴과 메포디’ 형제로 십자가를 가운데 놓고 서서 동방을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고대 슬라브민족의 문자인 글라골 문자(9세기 만들어져 10세기까지 사용한 문자)를 만들어 보급하고, 러시아 정교회를 선교한 사제로 이들의 업적을 기억하고자 동상을 세웠다. 1388m의 금각교는 19세기부터 필요성이 대두 되었으나 러-일전쟁, 혁명,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루면서 미루어졌고, 1959년 후르시초프 집권시절 블라디보스토크 발전계획에 포함되었으나 건설되지 못하다가 2008년 공사를 시작, 2012년 8월 11일 APEC정상회담에 맞추어 건설, 블라디보스토크 발전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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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마음속에 살아있는 러시아 정교회>
우리가 두 번째 찾아간 곳은 러시아 국민 75%가 믿는 러시아정교회로 블라디보스토크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포크롭스키 성당’을 방문했다. 특징은 누구나 개방되어 있고, 일정한 시간에 종을 치는 것이 이채로웠다. 성당내부는 화려했고, 대중 집회 공간보다는 개인적으로 기도하고 기원하는 기능이 더 커보였다. 우리가 방문 했을 때 시민들의 기도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러시아 정교회는 986년 비잔틴으로부터 독립하여 국교가 된 이후 1,000여 년 동안 러시아 국민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꼈다. 현재 러시아는 정교가 분리되어 있고,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러시아정교회 찾는 시민들의 모습 속에서 국교와 같은 존재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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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꿈 특별취재팀/ 취재 현성주, 사진 배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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