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산으로 가는 철길에서 대륙의 꿈 기원
<특별기획/ ‘대륙의 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장 탐사(마지막 호)>
핫산으로 가는 철길에서 대륙의 꿈 기원
발해의 벅찬 유물을 보고 아르세니예프 박물관에서 나왔다. 날씨는 어두워 졌고, 저녁을 해결하고 호텔로 들어가기 위해 인근에 있는 식당을 찾던 중 반갑게 한국 여성을 만났다. 영등포 새마을 금고에서 근무한다는 20대 후반의 여성은 러시아가 이번이 두 번째라 우리의 질문을 받아주며 좀 가격이 나가지만 러시아산 스테이크를 먹어보라고 제안했다.
탐사팀도 러시아의 마지막 밤이기에 흔쾌히 승낙하고 식당 동행을 요청했다. 러시아 고급레스토랑 분위기는 깔끔했고, 종업원들은 정중했다. 손님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스테이크에 러시아 특유의 음식을 추가하고 맥주를 곁들였다. 레스토랑은 참으로 오랜만이었지만 이런 저런 수다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러시아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음식 값으로 4350루블(약 72,000원)를 지불하고 레스토랑에서 나오니 콜택시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력감에 잠 못 이뤄>
평소 내 습관은 드러누우면 자는 습관이다. 또 하루 종일 걸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밖은 소나기가 내리는 소리가 방까지 들렸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야 하는데 이번 탐사의 주요 포인트 중에 하나인 핫산을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핫산은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도시로 국경무역과 북한, 중국 등 3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곳이기도 했다.
대륙으로 출발하는 열차가 의정부를 출발해 경원선으로 평라선(평양에서 라진까지 가는 열차)으로 북한을 통과하면, 이곳을 꼭 통과하는 지점이라 보고 싶었다. 더욱이 한국을 떠나기 전인 6월 2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남, 북한 철도관계자가 철도협력분과회의를 열어 남북한 철도 연결 문제를 협의하면서 경의선과 동해선은 거론하면서 가장 경제적이며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하는 경원선 복원문제는 거론되지 않아 안타까웠다. 마음은 급하고 절실한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잠을 이룰 수 없게 했다.
<연해주는 민족정신의 보고>
빗 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는 아침, 다시 용기를 냈다. 대륙의 꿈을 희망으로 만드는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신발 끈을 조여 맺다. 핫산까지는 가지 못해도 핫산으로 가는 철도라도 보기 위해 부지런히 호텔을 나섰다. 영원히 꺼지 않는 불꽃을 지나 우리 탐사팀은 처음 도착했던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인근 핫산으로 향하는 철도노선에 섰다. 핫산은 연해주의 진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대부분이 자연보호 구역으로 생태지역으로 역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개발이 안 된 곳이 많으며 철새도래지는 장관으로 해변 길 만도 60Km에 이른다. 이곳에서 두만강 철교까지는 1시간, 중국 훈춘까지는 29Km로 30여분 소요 된다. 현재 훈춘과 핫산은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중국 관광객이 버스로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즐기고 있다. 우리도 북한과 러시아, 중국을 자유롭게 여행 할 수 있는 날을 기도해본다.
특히 이곳이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는 발해의 근거지, 고려인 정착촌, 독립군의 흔적 이 층층이 쌓여 있기에 더욱 연민의 정을 느낀다. 바라기는 의정부에서 대륙 기차를 타고 이곳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날을 기다리며 귀국 배편에 몸을 실었다. 끝
취재/ 현성주, 사진 배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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