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속에 필연을 만들어 가는 서양화가 김선영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김선영 작가
<사람이 희망인 세상>
우연 속에 필연을 만들어 가는 서양화가 김선영
내가 김선영 화가를 만난 것은 지난 8월초 의정부의료원 옥상이었다. 작열하는 태양은 옥상을 달구고, 가만히 서있는 것 조차도 참기 힘든 정오쯤 이였다. 그는 이곳에서 의정부 의료원 정신병동에서 치료 받고 있는 환우들의 유일한 쉼터인 옥상 운동장 벽면에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철조망으로 세상과 단절 된 삭막한 옥상 운동장이 그의 붓이 닫는 순간 빠르게 변화했다. 가로등이 생기고 해바라기가 활짝 피고, 우거진 푸른 숲도 만들어 졌다. 사막이 오아시스가 되 듯 옥상 운동장은 정원으로 바뀌었다. 한 작가의 재능기부가 이처럼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의정부를 대표하는 서양화가 김선영은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교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문외한이 평가하기 어렵지만 자연과 도시에서, 자연 속에 자연으로 갔다. 최근에는 자연 속에 투영되는 그림자에 매력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작품집 에필로그(epilogue)에 자신의 작품에 대한 단상을 소개하는 글이 있다. “나는 솔직하다. 작업대 앞에 서면 어떠한 치장이나 보여주기 위한 꾸임은 뒤로 한다. 색채를 흘리거나 서로 겹쳐서 생겨나는 우연의 효과가 형태를 만나 필연적 주제가 된다. 감정이 느껴지는 대로 보여 지는 대로 표현에 집중한다.
그동안 작업들은 보여 지는 면이 주제가 되어 화면 위에 색채를 이루었다면 최근 작업은 가려진 색과 주요 요소를 다뤄야 하는 형상을 음영(陰影)에서 느껴지는 관점으로 파헤쳐 보고 싶다”고 했다.
또 “보여 지는 형상과 색채가 그림자 속에 묻혀버린 것에 관심을 새겨두고 그늘 속에서도 미묘한 색채가 흐르고 있으며 광열한 태양빛은 음영 속에 스며들어 별처럼 반짝거림을 그리는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싶다”고 술회했다.
그가 의정부와 인연을 맺은 것은 결혼 후 의정부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기에 자연스럽게 의정부 사람이 되었고 지금은 의정부 마니아라고 자부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전업 작가로서 의정부의 삶이 녹녹하지 않다며 지역 지자체의 정책적 배려를 강하게 피력했다. “최근 김해시를 다녀왔는데 그곳에는 작가 위주의 정책이 그 지역 예술인들이 숨을 쉬게 하는 모습에 부러웠다.”며 “의정부에서도 예술정책 변화를 통해 작가들이 살만한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소 생각하는 예술진흥정책 소개를 부탁하니 “작가에 대한 사회전반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시민사회가 대여하는 ‘그림은행’ 시스템, 의정부에 산재해 있는 미군공여지에 작업실 제공 또는 저렴한 임대, 전문 갤러리(에술의 전당, 홍연 등)에서 경영인 통한 그림시장 활성화, 지역 언론의 지역 작가에 대한 관심과 지면 배려”를 꼽았다.
“이번 의정부의료원 벽화 그리기는 의정부의료원에서 봉사하는 서기원 목사님과 정홍구 회장님(사회캐어봉사회)의 주선으로 하게 됐다”며 “그림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한다”고 답하며 “지난 7년간 의정부 뿐만 아니라 수원, 동탄, 인천 등 에서 봉사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참여 할 생각“이라고 했다.
우연 속에 필연을 만들어 가는 서양화가 김선영
김선영 작품 ‘음영(陰影) (사진 하) 의정부의료원 완성 된 벽화 앞에서 사진촬영 (좌로부터) 정홍구 회장, 김선영 화가, 서기원 의정부의료원 원목, 안영숙 의정부의료원 대리, 자원봉사자
서양화가 김선영씨는 대한민국미술대전 특, 입선 4회, 대한민국문화예술명인대전 대상을 수상했고, 개인전 12회, 현대작가 전 등 수많은 국, 내외 초대전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의정부미술협회서양화분과장을 맡고 있다.
취재/ 현성주 기자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