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遊泉) 정재봉(鄭大鳳) 선생의 용(龍)의 세계
예술의 세계
일필휘지(一筆揮之), 한 획으로 용을 쓴다.
유천(遊泉) 정재봉(鄭大鳳) 선생의 용(龍)의 세계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탐욕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성이라는 특징이 있어서 이성, 지성의 힘을 통하여 우리는 진리를 찾아내고 바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들은 탐욕의 굴레를 벗어나 진리를 정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예술의 기능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진실을 좌우명으로 인정을 미덕으로 오늘날까지 꾸준하게 예술이라는 이 길을 힘겹게 걸어왔습니다.
오직 큰 붓 하나로 일필휘지(一筆揮之) ‘용’의 형상을 회화적인 소재로 표출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작업해 왔습니다” 1960년부터 의정부에 자리를 잡고 한결같이 예술의 길을 걸어온 유천(遊泉) 정재봉(鄭大鳳 77세) 선생의 예술세계다.
경남진주 출신이지만 50년 넘게 의정부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이제는 의정부가 고향 같은 존재가 되었다. 정대봉 선생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용(龍) 그림의 대가다. 그는 용을 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용을 쓴다고 표현한다. 용을 잘 그리느냐 혹은 못 그리느냐보다는 어떻게 쓰느냐가 그의 확실한 사상이고 철학이다. 특히 그는 일필휘지(一筆揮之), 딱 한 획으로 용을 그린다. 아니 쓴다. 상상적인 영물이라고 말하는 동양의 용은 비록 그것이 동물세계에 실존한 존재가 아니라 할지라도 동양인들의 마음과 정신생활에 무려 반만년 동안 존재해 왔기 때문에 설령 존재의 가치가 비록 눈과 손으로는 못 느끼고 있지만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용은 엄연한 실존물로 느끼고 있다.
그리고 용은 조물주의 창조물이 아니고 자연현상과 인간의 마음이 융합함으로써 태어난 환상적인 또 하나의 창조물로, 어느 특수한 종교의 독점물도 아니고 모든 종교적 신앙행위뿐 아니라 민속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다 같이 받아들인 영물이므로 위대한 존재라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정대봉 선생은 이런 용에 대해 “우리는 훌륭한 예술작품을 보고는 '살아서 움직인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표현한 대상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표현할 대상'과 '표현된 대상'을 서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표현했을 때도 이런 말들을 사용합니다.
이처럼 대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을 형사(形似)라고 하고 형사보다는 작품의 뒤에 숨어 있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을 신사(神似)라고 합니다. 저는 예술적 표현이 대상에 대한 사실적 표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대상의 외형에 담겨진 내재적인 정신을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어떻게 그리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용의 형상보다는 그 뒤에 감춰진 정신에 대해 큰 의미를 둔다고 했다.
용에 관한 수많은 신화·설화·전설들은 용에 대한 신앙·학설·문학 또는 미술의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이 모든 문화적 예술적 소산물의 기초가 되는 것은 용의 형상이며, 그 형상을 실질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용의 미술이다. 용이 올라간다는 자연현상이나 용꿈에서 용의 모습을 찾고, 그것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조형시키려는 과정에서 용의 형상을 나타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매일 연습을 하지만 붓만 잡으면 피곤한 줄 모르고 얼마든지 작품세계에 빠져든다는 정대봉 선생은 여의주를 품은 듯 한 건강을 지니면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분명 용의 정기를 받았기에 그런 것 같다. 현성주 전 기자
유천(遊泉) 정재봉(鄭大鳳)선생은 국, 내외 수많은 미전에서 수상했고, 1986 한국예술대전 초대작가가 된 이래 서예를 통한 사회봉사 및 헌신을 주도 했고, 현재는 한국 최고의 서예가의 반열에서 작품 활동에 정진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의정부시 대표적인 서예가로 의정부 시(市)승격 50주년을 맞이하여 북경기신문사가 주관한 의정부를 빛낸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성주 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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